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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컴퓨터에 리눅스 설치하기programming 2018. 12. 30. 19:38
2011년 2월에 이런 노트북을 샀다.
LG XNOTE P210-30K
프로세서: Intel Core i5-470UM 1.33GHz
메모리: 4GB DDR3
적당히 작은 화면(12.5 인치)과 적당히 가벼운 무게(약 1.3kg)가 편리했다. 2015년 여름까지 잘 쓰다가, 하드디스크가 나가면서 지금 쓰는 랩탑을 새로 샀다. 그래도 아직은 멀쩡한 편이라 그대로 버리기는 아까워서,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교체하고, 배드섹터가 난 하드디스크를 버리고 1 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를 끼우고, 키 몇 개가 나간 자판을 새로 갈아끼웠다. 그 뒤로는 몇 년째 사실상 방치 상태였다.
컴퓨터공학과 과제를 하다보니 리눅스 환경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학교 서버가 제공되는 수업도 있었고, 로컬 컴퓨터에 버추얼박스를 설치해서 과제를 해야하는 수업도 있었다. 그러다보니까, 아 너무 귀찮아져서, 그냥 로컬에 리눅스를 깔아서 쓰면 편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배포판 선택하기
수많은 리눅스 배포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크게 까다롭지는 않지만,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 학교 과제에서 사용하는 환경과 차이가 크면 곤란하다. 학교 서버는 2017년 말 기준 우분투 16.04였고, 버추얼박스에 리눅스를 설치할 것을 요구한 수업은 우분투 14.04나 16.04를 권장했다. 우분투 18.04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내 랩탑에서 가상머신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버거운 부분이 있었다.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우분투 18.04를 이용하는 과제도 있었다.
- 8-9년 전 사양의 랩탑에서 무리 없이 작동해야 한다. 크게 무거운 일을 시키지는 않겠지만, GUI 환경에서 터미널 몇 개를 띄워서 간단한 C/C++/파이썬 코드를 돌리고 웹사이트 여러 개를 동시에 띄우는 정도는 거뜬해야 한다.
- 유저 커뮤니티가 크면 클수록 좋다. 리눅스 환경을 유지하는데 아주 익숙하지가 않은데, 매일 사용할 컴퓨터도 아니라 금세 능숙해질 수는 없다. 사소한 일부터 좀 더 복잡한 일까지 수시로 '이건 어떻게 해야 되지' 하면서 구글에 검색해가면서 써야 한다. 그러다보니 이미 유저 커뮤니티에 쌓여있는 자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제일 먼저 설치해본 것은 리눅스 민트였다. 설치 당시 최신인 18.1 버전, 코드네임 세레나였다. 파이썬으로 그리 복잡하지 않은 웹 크롤러를 몇 개 짜서 돌려보았고, 알고리즘 문제 풀이를 한동안 열심히 했고,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러다가 흥미를 잃고 다시 안 쓰게 되면서 다시 묵혀두었다.
그 다음은 루분투였다. 과제는 우분투 14.04 이상을 요구했다. 아마 원래 깔려있던 민트 환경에서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었겠지만, 굳이 리눅스 민트를 밀어버리고 새 배포판을 설치한 것은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손을 안 댄지 너무 오래 되어서였다. 우분투 18.04는 2GHz 이상의 프로세서를 요구했기 때문에 설치가 곤란했다. 알아보니 루분투가 저사양 환경에 최적화된 배포판이라고 했다. 루분투 18.04를 설치해서 과제를 했고, 큰 문제 없이 완성해서 제출할 수 있었다.
과제를 마치고 루분투로 이런저런 작업을 더 해보려 했다. 그러다보니 몇 가지 거추장스러운 점이 있었다. 우선은 루분투가 좀 마이너한 배포판이다보니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많은 부분이 우분투와 같았지만 여러 면에서 달랐는데, 어디까지가 같고 어디서부터가 다른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내 랩탑의 문제인지 루분투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웹브라우저에 탭을 네다섯 개 띄우면 민트를 쓰던 적에는 느끼지 못한 멈춤 현상이 자주 일어났다.
그래서 다음 선택은 우분투 16.04였다. 돌고 돌아 결국 우분투를 선택한 것은 내가 하려는 작업에 대해서 우분투가 일종의 표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필요한 정보를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신 버전인 18.10 대신 16.04를 선택한 것은 랩탑의 사양 탓이다. 새로 설치한 우분투 16.04를 삼 일째 쓰고 있고, 별 다른 불편함 없이 코딩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지금까지 느끼는 유일한 불편함이라면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인데, 그것은 이 배포판의 문제가 아니라 리눅스용 카카오톡이 개발되지 않은 탓이다.
간단한 설정 몇 가지
우분투 16.04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를 확인했다.
한글 자판 입력하기
우분투를 영어로 설치하니 디폴트로 한글 자판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한국어로 설치하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이 블로그를 참고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로 한글 자판을 활성화했다.
- 터미널에서 다음 명령어로 필요한 패키지를 설치한다.
sudo apt-get install fcitx-hangul
- System Settings - Language Support에서 Keyboard input method system을 fcitx로 한다.
- System Settings - Keyboard - Shortcuts - Typing에서 모든 항목을 Disabled로 한다. 항목을 누르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된다.
- Switch to next source를 누르고 한영 전환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는 자판을를 누른다. 나는 윈도우 키+스페이스 키를 입력했다.
만약 한영키를 이용하고 싶다면, Compose Key를 먼저 Right Alt로 한 뒤 Switch to next source를 한영키로 설정해야 한다. - 오른쪽 위의 키보드 아이콘을 눌러 Configure Current Input Method를 선택한다.
- 왼쪽 아래의 + 버튼을 누르고 Only Show Current Language의 체크를 푼 뒤 Hangul을 찾아 선택한다.
- Global Config 탭에서 Trigger Input Method를 눌러 한영 전환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는 자판을 누른다. Share State Among Programs는 All로 한다.
창 정렬 단축키 설정
윈도우에서는 윈도우 키+위쪽 화살표는 창 최대화, 윈도우 키+아래쪽 화살표는 창 크기 원래대로 및 최소화, 윈도우 키+좌우 화살표는 창을 화면의 좌우 절반으로 정렬하는 기능이었다. 우분투 16.04에서는 이것을 컨트롤+윈도우+방향키로 이용해야 했다. 좀 써보니 도저히 손에 익지를 않아서, 컨트롤을 뺀 윈도우 식 단축키로 설정하기로 했다.
- 위아래 화살표로 창을 최대 최소화 하는 단축키는 쉽게 바꿀 수 있다. System Settings - Keyboard - Shortcuts - Windows에서 Maximize Window와 Restore Window를 각각 원하는 키로 고치면 된다.
- 컨트롤+윈도우+좌우 방향키 단축키를 재지정하기 위해서는 외부 패키지를 설치해야 한다.
sudo apt-get install compizconfig-settings-manager
- CompizConfig Settings Manager를 열어서 Window Management - Grid에 들어간다.
- Left Maximize와 Right Maximize를 원하는 키로 재지정한다.
이정도면 우분투에서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하고, 핀토스 프로젝트를 시작할 준비는 다 된 것 같다.
"Tux" by Larry Ewing and the GIMP, Simin Budig, and Garret LeSage, is licensed under C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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